칼럼 101

[나쓰기 #3] 스무살의 방황은 시작되었다

도저히 실험실에 있는 것을 견딜수가 없으니 관심은 과생활 밖으로 향했다. 한창 대학 동아리에서도 신입생 유치에 열을 올렸다. 선배들을 따라 동아리 순례를 하는데 유독 봄바람에 실려오는 향을 따라 움직인 곳이 서예동아리방이었다. 벽에 는 연습한 글을 걸어 놓은 화선지가 날렸고, 한쪽에선 먹을 갈고 있었다. 그 향에 반했다. 사실 서예 자체가 좋았던건 아니고 사람들이 좋았다. 수업 끝나면 바로 동아리방으로 가서 수다를 떨거나 날적이라 이름불리는 공용 낙서전용 노트에 글을 적었다. 한 감성 하는 사람들이 많았던지라 누군가는 그날의 감상을, 마음에 담고 있는 고민을 적었고, 누군가는 답을 했다. 나도 글 쓰고 답하는걸 즐겨했다. 전공수업에서 도피하듯 동아리 방에서 머무는 시간도 길어졌다. 과 수업은 고등학교의 ..

[나쓰기 #2] 은행잎의 징코산을 추출하라굽쇼?

미래 희망 '직업'을 써서 내라. 3순위까지. 공교육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누구나 한 번씩 받아봤을 진로조사. 중학교 1학년 14살. 나는 설문조사란에 '시인'이라고 적었다. 나머지 2,3순위는 기억나지 않는다. 아이들이 적어낸 대부분은 과학자, 교사, 약사, 회사원이 대부분이었을터. '시인'이라 적어 낸 눈에 띄었는지 담임 선생님은 '우리반에서 시인을 직업인으로 쓴 애는 너 뿐'이라 했다. 이즈음의 또래 소녀들이 그렇듯 나도 그런 소녀였다. 한국 단편 소설집을 읽고, 시를 읽고, 봄에는 꽃잎을, 가을에는 낙엽을 주워다가 책갈피에 끼워넣는. 웃음 많고 수다 많던 소녀였다. 그 아이가 '시인'을 이라고 적은 것은 어른이 되어서도 그렇게 살 수 어른이 될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해서이지 않았을까? 6년 후 스무살..

[나쓰기 #1] 내 거짓말을 찾아봐

나에 대해 100개의 이야기를 써보기로 한다. 과연 100가지가 나올까 지금으로서는 염려가 되지만 한 번 파보기로 결심한다. 땅 파듯 야곰야곰 파나가다 보면 천연암반수 터지듯 이야기 거리가 나올지도 모를 일. 지금 내가 이 자리에 있기까지는 수많은 선택이 있었고 그 선택의 결과가 지금의 나다. 일상에 묻혀있던 순간의 선택을 추적해 보기로 한다. 추적은 게임의 형식을 빌린다. 나에 대한 소개를 9가징 팩트로 나열한다. 딱 한 가지 거짓말을 채워 넣는다. 거짓말 찾기 게임이므로 거짓말은 찾기 어려울수록 게임의 흥미도 높다. 다른 이들이 그 교묘한 거짓말을 찾기 위해 유도 질문을 한다. 거짓말을 찾느라 대화를 나누며 미쳐 알지못했던 거짓말쟁이의 모습를 발견한다. 게임에 시동을 건다. 여행사에서 근무할 당시 제..

대통령 보고서

문자가 발달하지 않고 기록문화가 없었던 앙코르왓 사원의 건축비밀은 아직까지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반면에 기록의 신을 별도로 숭배할 정도로 문자로 남기는 것을 즐겨했던 이집트 문명은 그들이 어떻게 살았고 어떤 음식을 먹었으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 후대까지 전해지고 있다. -대통령 보고서 중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지 환갑이 다 되어가지만 대통령에게 보고된 보고서가 거의 남아있지 않다는 문제에서 출간한 보고서 작성 메뉴얼. 요점을 정확히 담은 기획안, 보고서 작성을 위한 참고 도서. 대통령 보고서 국내도서 저자 : 노무현대통령비서실 보고서 품질향상 연구팀 출판 : 위즈덤하우스 2007.07.05상세보기

칼럼/책리뷰 2014.02.16

이토록 발칙한 책을 봤나, '불량헬스' 최영민 지음

건강하고 균형잡힌 몸 만들기가 연말 초미의 관심사. 다이어트가 아닌 운동에 과감한 투자를 결정하고 3개월이 흘렀다. 러닝머신에서 뛰고 이마에 삐질삐질 흐르는 땀 닦고 나면 건강관리 끝으로 생각했던 나도 친절한 트레이너의 3회 강습에 이은 영업으로 자연스럽게 퍼스널 트레이닝 20회를 끊게 되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호갱님' (회원권 6개월 끊어놓고 한 일주일 나와 러닝머신 뛰다가 어느날 사라지는 고객)이 되지않기 위해 비교적 모범회원 코스프레중이다. 불량헬스국내도서저자 : 최영민출판 : 북돋움라이프 2013.07.01상세보기 마음의 준비기간이 오래 걸려 그렇지 나, 한다면 하는 사람이다. (웬만한 결심이 아니고는 그래서 한다는 말은 참 신중하게 한다.) 추석 이후로 운동을 우선순위로 두고 시작했고, 트레..

칼럼/책리뷰 2013.12.29

런던, 나의 마케팅 성지순례기

첫 번째 해외여행이라면 런던, 창업을 위한 사업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첫 번째 여행지를 고르라면 런던, 배낭여행의 경험을 통해 나중에 회사에 들어가서 자신이 본 것으로 회사 생활에 도움을 받으려면 단연 런던 여행이다. 또한 세계 일주를 하면서 견문을 넓히고 싶은데 일주일밖에 시간이 없다면 런던이다. 이 책은 묻는다. 당신, 무슨 목적으로 이번 여행을 하는가? 돌아와서 해야할 일이 떠오르지 않으면 실패한 여행이다. 여행을 일로 좀 다녀본 나로선 늘 목적이 있었다. 정보조사, 사진찰영, 온라인 프로모션 소스 만들어오기... 그래, 그런것 말고 이 책에서 말하는 여행은 딱 한 번 해봤다. 출장 아닌 자발적 사서고생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여행.크리에이티브의 욕망을 해소했던 여행. 여행가기 전에도 나는 카메라를 ..

칼럼/책리뷰 2013.09.09

미쳤다는 말을 들어야 후회 없는 인생이다_김경수 지음 By 여행문화기획자 박현진

# 사막레이서 10년 그는 소심한 생활인, 그리고 공무원. 그리고 직장인 모험가. 강북구청 공무원으로 일상을 살던 남자. 어느날 문득 사막을 달리고 싶어한다. 온갖 반대와 현실적 장벽을 극복하고 사막으로 떠난다. 대체 왜? 라는 주변의 만류와 '미친놈'이라는 질시어린 시선을 마다하고. 지독한 고생 끝에 완주. 그리고 상상할 수 없는 성취감. 그리고 다음 사막을 위해 짐을 싸고 있다. # 산티아고에서의 나의 17일 사막을 달리는 남자의 스펙만큼은 따라가지 못해도 공감할수 있는 경험이 있다. 나도 몇년 전 순례길로 알려진 스페인 산티아고를 걸었다. 800킬로정도 되는 거리를 걷는게 기본 골자다. 한달여 쓸 짐을 메고 걸어야 하므로 가급적 짐을 줄이는게 좋다. 하루에 20~30km를 걷는데만도 발에 물집잡히고..

칼럼/책리뷰 2013.07.31

토크북 콘서트 여는 가수 인순이 희망엄마 인순이가 세상의 모든 딸에게 전하는 인생공식

토크북 콘서트 여는 가수 인순이 희망엄마 인순이가 세상의 모든 딸에게 전하는 인생공식 가수 인순이가 오는 3월 19일 저녁 7시~9시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푸치니 홀에서 토크 북 콘서트를 가진다. 예스24주최로 이번에 출간된 에세이 '딸에게'(명진출판)의 출간기념으로 기획된 행사로 강연과 공연이결합한 이색적인 출간기념회가 될 것이다. 올해로 데뷔 35주년 가수로서, 20년 엄마로 살아온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낼 예정이다. 또한 "나의 부족함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주제로 미니강연에서 희망 엄마 인순이가 세상 모든 딸에게 전해주고 싶은 인생공식을 들려준다. 참가신청은 15일까지로 예스24 회원이면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goo.gl/jrIvk) 진행은 지식소통 조연심대표가 맡는다. < 저작권자 ©..

칼럼/여행칼럼 2013.03.20

신달자,인순이의 '엄마와 딸'의 북콘서트 글 쓰는 엄마, 노래하는 엄마의 이색만남

인터넷 교보문고는 오는 16일(토) 오후 1~3시 서울 광화문 KT 아트홀에서 '글 쓰는 엄마 신달자, 노래하는 엄마 인순이의 엄마와 딸 북 콘서트' 행사를 연다. 신달자의 '엄마와 딸'(민음사) , 인순이의 '딸에게'(명진출판)를 출간하고 독자와의 만남을 위한 행사로 신달자 낭독회와 인순이 미니콘서트로 구성되어 이색적인 만남을 연출할 예정이다. 토크쇼에서는 엄마의 수다, 엄마가 된 딸의 고백, 엄마가 될 딸에게 전하는 엄마와 딸의 깊은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진행을 맡은 지식소통가 조연심 대표는 신달자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이 실려 있었고 격려와 위로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저절로 치유 되었다'고 전했다. 인터넷 교보문고 회원이면 누구나 응모 가능하다. 참..

칼럼/여행칼럼 2013.03.20

세상에 안 되는 건 없다 -고혜성 by 여행문화기획자 박현진

프롤로그는 목차 다음으로 책을 읽을 것이냐 말 것이냐로 결정하는 두 번째 요소이다. 나는 읽기로 했다. 일단 도입부가 신선했다. 책은 소설의 형식을 빌리는데 공동 저저인 김일희 씨가 고혜성 씨의 강연을 들으러 가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일종의 강연 원고가 책이자 소설인 셈이다. 실제 책이 읽히는 시간도 한 편의 강연을 듣는 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다. 대한민국에 안 되는 게 어딨니, 다되지. 이 유행어 하나로 기억되는 그가 지금은 저자이자 강사로 나타났다. 가난으로 학교중퇴, 간판 닦는 일을 하다 떨어져 영구 장애판정까지 받고 결국 개그맨으로 데뷔 이후 새로운 도전으로 강사로 변신한다. 절망적인 상황이 있었음에도 이렇게 새로운 꿈을 꿀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자신감에 묻어나온 그의 철학 덕분이다. 저자만큼 ..

칼럼/책리뷰 2013.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