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 2

온실 속의 잡초

나는 화초였다. 온실은 따뜻했다. 바깥은 맑게도 보였고 흐리게도 보였다. 간헐적으로 들리는 소식으로 바깥은 바람이 분다고도했고 찬 서리가 내린다고도 했다. 자리잡고 앉아 그래도 찬 바람이 그토록 찰 것인지 서리가 그토록 아릴것인지 상상하곤 했다. 온실 밖으로 나오기까지 수년의 시간이 흘렀다. 태생의 본질을 가장 잘 아는 것은 본인일 것이다. 나는 과감히 잡초가 되기로했다.

[상추쌈 프로젝트] 삶의 뿌리는 키만큼 깊도다

5월 15일에 가져다 심은 모종들이 어느정도 자랐다. 식물이 참으로 놀랍다. 야들야들한 잎이 바람에 찢기면 어쩌나 노심초사한 마음이 무색하다. 보름남짓만에 저렇게 풍성한 잎으로 변모하다니. 가장 키우기 만만한 상추라 해도 사람 일생으로 치면 순간에 푸른 청년이 되어 버렸다. 내친김에 토마토 모종도 심어봤다. 노란 꽃도 피웠다. 저들의 꽃 하나가 하나의 토마토 알을 키워내는 것이겠다. 꽃 한 송이에 토마토 한 알이라 생각하니 눈물겹다. 자그마한 모종들을 심고 가꾸는데 유독 잡초들이 눈에 띈다. 상추들이야 내가 가져다 심었으니 이들의 존재는 내가 갖다 꽃은 것이고 애초에 있지도 않고 내가 가져다 심지 않은 식물들이 눈에 띈다. 잡초라 불리는 것들이다. 질기기도 하지 누구의 시선과 관심도 받지 못하는 것들이 ..

일상의 기록 2012.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