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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

[100일 글쓰기] #11 서편제 중3 졸업을 앞두고 졸업식 날을 기다리며 오전등교만 하던 며칠이었다. 뚜렷한 목적이 없는 등교였기에 당연히 면학분위기 따위는 있지도 않았다. 선생들도 아이들의 소란을 굳이 잠재우지 않고 넘기는 기간이었다. 학교에서는 교육적인 영화를 의례적으로 틀어주었는데 교실 앞 천장에 매달린 TV브라운관 에서는 쉴새업이 교양 영화가 상영 되곤 했다. 그렇게 몇 개의 교양 영화를 몇편을 봤는지 영화가 나오긴 했는지, 무심히 시간을 보냈다. 어느날 눈에 들어온 영화가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였다. 50여명이 떠드는 가운데 나만 유독 귀를 귀 울이며 그 영화에 집중해 봤던 것 같다. 문학 소녀이기도 했던 나였는데, 소설가 이청준의 소설을 찾아 읽는데 재미를 붙였을 때였다. 그리고 아무래도 저 영화 내용이 이청준의 소설과 닮았다.. 더보기
[100일 글쓰기] #10 코칭의 전제 지난주는 마음이 무척바빴다. 일요일에 코칭강의를 시연해야했기 때문이었다. 평소 자존감의 작동방식에 관심 있었던 나는 강의의 주제를 자존감으로 잡았다. 자존감의 원리, 드라마의 인물로 보는 자존감의 상태, 자존감을 헤치는 요소,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할수 있는 활동을 흐름으로 구성했다. 자존감 코칭 강의를 해야하는 나는 아이러니 하게도 강연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두려움을 극복할 방법은 동영상으로 촬영해서 직접봐야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여러 전문가들이 말해왔지만 그것만큼은 피하고 싶었다. 무의식적으로 항상 무관심한 관객을 그리고 두려워 했던 것 같다. 발표 당일이 되었다. 스킬이 들어가지 않은 심플하고 정직한 발표였다. 나는 중간중간 말을 더듬어가며 청중들의 반응 하나하나를 솜털로 느끼며 긴장된 시.. 더보기
[공지] 호모쿵푸스 6회 - 당신의 호기심은 무슨 색인가요? by 아이디어디렉터 안다비 성적이 아닌 자신을 위한 공부그리고 자기만의 공부를 하는 사람들을 위한 강연토크쇼 4월의 호모쿵푸스의 강연자는 아이디어디렉터 안다비 선생님입니다. 안다비 선생님은 호기심이 가치 있는 무언가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그려내는 일을 합니다. 호기심으로 만들어가는 세상이야기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토크쇼 호모쿵푸스는 홍천의 고2-3학생들에게 넓은 세상을 들려주기 위해서 (사)인순이와 좋은사람들에서 준비하고 있어요. 4월 24일 월요일 저녁 7시 해밀학교에서 만나요~~ 문의: 해밀학교 사무국 070-4837-2239 (담당자 신지현 주임) 신청하기 : http://onoffmix.com/event/97117 더보기
Be Origin 인터뷰 _ 아이디어디렉터 안다비를 만나다 Be Origin 인터뷰 _ 아이디어디렉터 안다비를 만나다 하는 일에 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아이디어디렉터 안다비입니다. 저는 ‘손재주와 아이디어로 감동을 주는 일‘에 행복감을 느끼고, 아이디어디렉터라는 직업을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분야에 상관없이 아이디어를 내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생각에 만들었지만 제 인생에 있어서 '호기심'의 중요성을 크게 느끼고, 지금은 호기심이 아이디어가 될 수 있도록 돕는(보이지 않는 호기심을 그려내는 전시 및 사람들의 호기심을 표현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젝트)일을 하는 사람으로 소개하곤 합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가장 큰 기회는 무엇이었나요? 꿈과 현실 사이에서 끊임없이 적었던 ‘낙서’가 지금 생각해보면 가장 큰 기회 였던 것 같습니다. 그 때 내 .. 더보기
[100일 글쓰기] #9 내 갈길을 가자 요즘 꿈작업이 참 신비롭다. 다음은 꿈의 내용이다. 길을 걷는데 자가용이 내 앞을 막아 서면서 지난다. 화가난다. 차를 손으로 쳤다. 저만치 가던 차가 멈추더니 뒷자석에서 누가 위협적으로 내린다. 내린 사람의 성별은 여자인데 손에 문구용 가위가 들고 나를 위협한다. 혹시 조폭이 나오면 어떻하지?하며 쫄았다가 그 가위를 보고 피식 웃음이 났다. 현실에서의 나는 종종 횡단보도에서 차가 내 앞길을 가로막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때마다 나는 차를 퍽소리 나게 친다. 횡단보도는 엄연히 보행자 우선이니까 그게 안지켜지면 화가 난다. 운전자가 더 우위에 있다고 여기는 생각이 있어서 그런지 횡단보도에서는 그들이 양보해야 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비록 우회전 신호를 받을지라도. 꿈에서도 내 길을 방해한 차에 화가 났고 .. 더보기
[100일 글쓰기] #8 은행잎의 징코산을 추출하라굽쇼? 미래 희망 '직업'을 써서 내라. 3순위까지. 공교육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누구나 한 번씩 받아봤을 진로조사. 중학교 1학년 14살. 나는 설문조사란에 '시인'이라고 적었다. 나머지 2,3순위는 기억나지 않는다. 아이들이 적어낸 대부분은 과학자, 교사, 약사, 회사원이 대부분이었을터. '시인'이라 적어 낸 눈에 띄었는지 담임 선생님은 '우리반에서 시인을 직업인으로 쓴 애는 너 뿐'이라 했다. 이즈음의 또래 소녀들이 그렇듯 나도 그런 소녀였다. 한국 단편 소설집을 읽고, 시를 읽고, 봄에는 꽃잎을, 가을에는 낙엽을 주워다가 책갈피에 끼워넣는. 웃음 많고 수다 많던 소녀였다. 그 아이가 '시인'을 이라고 적은 것은 어른이 되어서도 그렇게 살 수 어른이 될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해서이지 않았을까? 6년 후 스무살.. 더보기
[100일 글쓰기] #7 멍때리기 대회 멍때리기 대회 (Space out competition) 올해에도 열린다. 승리의 조건은 바로 누가 더 오랜 시간 동안 미동 없이 멍한 상태를 유지하느냐 이다. 물론 대회 도중 졸거나 핸드폰을 보는 등의 딴짓을 하게 되면 탈락된다. 공정한 경쟁을 위해 참가자들은 심박수 측정기를 착용하여 규칙적인 심박수를 유지하는지 체크한다. 멍 때리기 주최측은 조금의 여유시간도 갖지 못하는 현대인들을 위해 아예 멍때림의 필요성을 역설하기 위해 대회를 기획했다. 실제로 멍때리는 행위는 뇌를 리프래시하는데 도움을 주어 좀 더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동음이의어로 '멍'이 있다. 타박상을 입으면 생기는 멍. 멍은 피부 속의 조직이 손상되어 안쪽에 출혈 등이 생긴 것으로 이로 인해 붉거나 푸른 반.. 더보기
[100일 글쓰기] #6 글의 시체 앤라이스의 소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 기억나는 대목이 있다. 영생의 삶을 사는 아름다운 뱀파이어 레스타드가 죽은 쥐를 보고 기겁하는 장면이다. 그 쥐는 그가 피를 취하고 버린 시체다. 불멸의 벰파이어가 고작 쥐의 시체를 무서워 한다니. 다음 설명을 듣고 나면 이해가 된다. 뱀파이어에게 시체는 배설물이다. 인간의 개념으로 보면 '똥'이라고나 할까. 자기가 먹고 만들어낸 배설물을 인간이 끔직히 싫어하듯 뱀파이어는 그가 만든 배설물을 극도로 혐오한다. 그런면에서 나에도 그런 '시체'가 하나 있으니, 바로 내가 쓴 글이다. 내가 읽고 보고 느낀 것을 소화해 글로 배설 했지만 어째 돌아보기가 참 힘들다. 내 글을 써보겠다고 100일 글쓰기에 도전중인데 내가 쓴 글을 '똥'에 비유하다니, 미안한 맘이 드는 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