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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돔] 향기 도슨트 센티스트의 후각 에피소드 첫 번째, 냄새 없는 오늘

코치 박현진 2013. 7. 22. 22:57
향기 도슨트 센티스트의 후각 에피소드 첫 번째, 냄새 없는 오늘
@디자이너스 라운지
2013.07.20 PM3:00


http://www.wisdo.me/2750


독특한 제목의 위즈돔.
내용은 차치하고 '센티스트'라는 이름이 클릭을 불렀다.
sentipark, sentimental과 내 성의 영문 Park 를 합성해 만들었던 인터넷에 첫 아이디.
나중엔 센티스트라고 불릴만한 직업을 만들어야지 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나의 아이덴티티는 아이디만으로 표현할수 없다는 생각에 그 생각은 깨끗이 접었다.
작명의 호기심으로 시작된 클릭은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결제까지 이어졌다.


후각은 학습이 아닌 경험으로 배우고 발달한다. 
30-60사이가 가장 좋은데 경험이 많기 때문에 가장 탁월한 후각을 갖고 있다 할 수 있다.
마르셀 푸르스트는 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이 홍차에 적신 과자를 먹으며 어린 시절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장면을 묘사했다.
특정한 냄새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기억이 되살아나는 현상을 푸르스트 현상(The Proust Effect)이라고 한다.


시각과 청각을 잃는다고 상상하면 공포스럽다. 
후각을 잃는다면? 당장은 크게 다가올 불편을 모르겠다.
그러나 
후각을 잃으면 미각도 같이 상실한다. 맛을 보는 즐거움이 통째로 사라진다.
의식하지는 못했으나 사람의 채취, 익숙한 공간의 냄새도 사라진다.
음식냄새에 반응하던 반사적 허기도 어쩌면 떠날지 모른다. 
후각은 성호르몬에도 깊숙한 연관관계가 있다.
성기발육장애인 칼만증후군의 증세 중 하나가 후각상실이라고도 한다. 




▲ 강의중인 센토리 김아라 대표





향기 테스트 키트를 갖고 왔다. 
아래 붉은 시트를 긁으면 신기하게 향이 난다.
경험하지 못한 향은 맞출수가 없을 것임을 다시 한번 상기됐다. 



사랑이라는 한 소녀가 향수를 바르고
또 한 소년이 에프터쉐이브를 바르고 만나서 
서로의 향기를 맡는 거예요~~

버스커버스커의 '향수'라는 노래의 한 소절이다.
페로몬 향에 관한 서정적인 표현이다. 
대표적으로 - 머스크, 바닐라, 센달우드향이라고 한다.
특히 센다우드 향은 에프터쉐이브에 많이 쓰인다고 한다. 
 

샘플로 머스크향을 가져다 줬다. 냄새를 들이켜는데 훅하고 올라온다. 
아. 이 아름다운 머스크향. 

이 향을 풍기는 남자는 아무리 못생겨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머스크향은 사향노루에서 채취한다.
생후 3년이 지나면 사향노루 수컷은 본격적인 향을 만든다고 한다.
사향 채취는 어떻게 하는 것일까? 궁금해 찾아보는데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됐다.
노루 한 마리로부터 얻는 사향은 28∼30g. 
한때 금보다 비싼 사향주머니로 거래됐다고한다.  

현재 천연기념물로 보호되는 사향 채취는 엄격히 금지되어있다.
다행이 샘플은 고려향료에서 나온 합성향이니 마음놓고 흡입흡입... 


향기와 기억의 관계.
머스크 향을 맡으면 나는 사향노루의 끔직한 진실을 먼저 떠올리겠지. 
그리고 코끝으로부터 화들짝 밀고 들어오는 묵직한 아찔함을,
가슴속까지 아린 차가운 유자슬러시의 얼음조각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