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다움 인터뷰

[박현진의 Be-Origin 인터뷰] 스타일을 조각하는 Style PD 이진영 대표를 만나다

코치 박현진 2016. 7. 12. 18:16

박현진의 Be-Origin 인터뷰  

[스타일을 조각하는 Style PD 이진영 대표를 만나다]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이탈리아의 천재 조각가 미켈란젤로는 대리석 안에 이미 형상이 들어 있어 조각가는 그것을 끄집어 낼 뿐이라고 했다. 그가 대리석을 두드리는 행위는 조각하는 것보다는 형상을 빨리 꺼내 자유롭게 해주려는 행위였다.

이진영 대표는 스타일 컨설팅을 하고, 헤어 & 메이크업샵 운영하며 뷰티아카데미에서 메이크업 레슨과 강의를, 의류 MD 사업을 병행한다. 한 사람이 하기에 굉장히 많은 일이 아닌가 싶지만 그녀의 지난 경력을 보면 이해가 간다. 헤어디자이너와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하며 틈틈이 스타일 공부를 하여 방송국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다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후 미국에서 만난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인연으로 마카오에서 의류샵 MD 사업도 병행, 한국에서 그동안 배우고 익힌 것을 풀어보고 싶어 한국으로 돌아왔다.

헤어디자이너 & 메이크업 아티스트에서 

인순이, 백지영 등 스타들의 

스타일리스트로 활동


스타일 이야기를 하니 오늘 아침 맘에 드는 옷이 없어 옷장 앞에서 실랑이하던 때가 떠올랐다. 여자들의 영원한 미스터리. 옷장에 옷은 미어터지는데 정작 입고 나갈 옷이 없다는 것. 매 시즌별 같은 의문이 든다. “대체 작년에는 는 뭘 입고 다닌거지?” 이런 의문은 비단 나 뿐만이 아닐것이다. 나의 이 말에 이진영 대표도 공감하는 웃음을 보였다. 동그란 무늬가 큼직하게 패턴을 이룬 흰 셔츠와 검은색 중절모를 매치한 그녀는 자신의 스타일을 설명해주었다. 








“이 옷은 제가 작년에 입었던 건데요, 이상하게 올해 입어보니 작년하고 느낌이 달랐어요. 옷은 그대로인데 사람이 일 년 사이에 변한 거에요. 그런데 이 옷은 제거 무척 좋아하는 옷이라서 다시 입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이 모자를 매치했어요.”   


가수 인순이의 스타일리스트 시절  가수 인순이의 공연이 끝나고



그녀가 모자를 벗은 모습을 보여줬다. 모자 착용의 차이가 엄청 달랐다. 작년에는 모자가 어울리지 않았지만 얼굴의 형태, 이미지, 느낌이 바뀌었기에 시선을 모자로 분산시켜 준 것이란다. 이런 게 바로 스타일을 잡아주는 거다. 환경, 사람에 따라서 최적의 상태로 맞춰놓는 것, 스타일은 고정이 아니라 유동적인 흐름인 거라고. 그녀의 스타일 강의에 입이 떡 벌어진다.


남편 스타일이 변하는 것을 보고 

남편 친구들이 앞다퉈 컨설팅을 의뢰하다.


남편의 스타일이 변한 것을 보고 남편 친구들이 하나둘 부탁해 왔다. 그중 한 친구분은 자신의 비즈니스가 커지면서 개인의 성장도 이뤘고, 그에 맞춰 스타일도 변화해야 하는 시점이었다.  키가 작은 편이었는데 늘 짙은 색깔의 슈트를 한 세트로 입어서 더 작고 답답해 보였단다. 쇼핑하러 가서 제일 처음에 고른 옷이 카키색 슈트 콤비를 권했다. (콤비 스타일이란 다른 슈트와 바지를 매칭하는 것이다. 슈트는 한 세트로 통일해 입으란 법은 없다고…) 


중국 미용대회에서 수상

“‘나는 키가 작으니깐, 저런 옷은 안 어울릴 거야.’ 라는 생각으로 패션의 다양성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 남성분은 그 옷이 보이지 않는 거에요. 그런데 지금은 어떤지 아세요? 이제는 자기 취향을 말해요. ‘음, 저 옷은 가벼워 보여요. 나는 그래도 무게가 있는 게 좋아요.’라는 식으로 말을 할 줄 알게 된 거에요. 저의 스타일 컨설팅을 거치면서 남성분들도 스스로 자기 취향을 말할 수 있게 돼요. 요즘에는 그루밍족이 많아요. 남성들도 스타일에 관심을 갖는 시대인 만큼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 즐길 수 있는 남성들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스타일을 연구하는 저로서도 참 재밌는 일이에요. 저의 고객이자 지독한 패션테러리스트였던 남성분이 생각나요. 편하게 입는 스타일이었는데 본인의 비즈니스가 성장하면서 그것에 맞게 스타일도 변화를 줘야 하는 고객이었어요. 스타일 컨셉을 잡고 퍼스널 쇼핑을 했는데 막 눈이 개안하는 느낌이었대요. 맨 마지막으로 저의 숍으로 모셔와 헤어컷을 해드렸어요. 그때 그분 말씀이, 패션의 완성은 헤어다! 라는 거에요. 지금은 그 스타일을 유지한 채로 비즈니스를 잘하고 계셔요.”  


클래지콰이와 리쌍의 스타일 연출


그녀는 디자이너 시절부터 유독 예민하고 까다로운 고객이 많았다. 다른 디자이너라면 피했을 텐데 그녀는 고객의 까다로움이 미에 대한 인간의 본성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역지사지가 되었다고. 그래서 더욱 고객 맞춤형 디자이너가 되려고 노력했다. 진심은 다 통한다고 저의 그런 생각이 고객에게 전해진 것 같아 단골도 많았다.


“메이크업 받으러 오시는 여성 고객에게 저는 될 수 있으면 노하우를 알려드려요. 저에게 메이크업 받고 마는 것이 아닌 본인의 스타일을 연구하라고요. 자기 얼굴을 스스로 그릴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거예요. 메이크업을 받으면서 내가 얼마나 예뻐질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해요. 그리고 그렇게 스스로 연출도 할 수 있어야 하고요. 변화를 보면 더 예뻐지려고 하는 동기부여가 생기는 거죠.”



스타일 프로듀서는 변화가 필요한 사람에게 

스타일을 진단하고 프로듀싱 함으로서 

성공적인 비즈니스 이미지를 갖추도록 코칭하는 사람입니다. 



이진영 스타일PD가 말하는 스타일이란 무엇이냐고 물었다. 사람의 전체 이미지만 보이게 만드는 거예요. 그 사람의 내면과 생각을 이미지로 드러내는 거죠. 그 전체 이미지를 어떻게 만드느냐를 연구하는 것이 관건이에요. 스타일리스트 하던 시절에도 컨셉이 나오기 무섭게 엄청 돌아다니면서 공부했어요. 지금 제가 뷰티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는데, 스타일PD는 연륜이 생기는 직업이에요. 제 연륜을 잘 활용하고 싶어요.” 


그렇게 그녀의 손끝을 통해 스타일의 극적인 변화를 이룬 사람이 여러 명이다. 주 고객이 30대 후반 50대 초반인데, 이때가 미적 감각이 변하는 시기이다. 비즈니스는 무르익고, 나이에서도 성숙미가 묻어나는 때이니 그 극적인 변화가 재미있기도 하고 보람 있단다.  


  가수 정동하와 함께



매번 부족함을 느끼고 전환하느라 슬럼프를 겪을 시간이 없었다는 그녀. 그렇게 오래 일을 했지만 늘 새로운 고객 앞에선 긴장한다. 그녀를 만나서 더 예뻐지고 멋있어져야 하는데 혹시라도 부족해서 못 해주진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늘 신경이 곤두서있다. 그래서인지 고객 관계에선 늘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한다. 스스로 100%가 아니면 잠을 못 잘 정도로 스스로 달달 볶는다. 아름다움에 대한 동경에서 비롯된 장이기질이 발휘되는 것이다. 


"스타일 PD, 즉 스타일 프로듀서는 변화가 필요한 사람에게 스타일을 진단하고 프로듀싱 함으로서 성공적인 비즈니스 이미지를 갖추도록 코칭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고객을 만나서 캐릭터를 살펴보고 그 사람이 가지고 있던 본연의 스타일을 꺼내주는 거예요. 저를 통해 자신이 더 멋져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자신감을 회복하고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스타일은 유행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내면에 가지고 있는 무엇이다.'라던 이탈리아 스타일의 거장 알바자 리노(Al bazar lino)의 철학이 떠오른다. 결국 스타일이란 ‘타인이 모방할 수 없는 표현양식을 가진’이란 의미를 넘어 자신의 개인의 가치와 생각이 표현되는 것이다. 그녀를 통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고 내면의 가치를 표현할수 있는 멋진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