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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feedback)을 대하는 자세

코치 박현진 2014. 3. 18. 17:31


회사를 다닐 때였다. 

팀원이 낸 결과물에 수정할 부분을 알려주고 

다음날까지 말한내용을 고쳐서 공개 하기 전 반드시 피드백 받으라고 지시했다. 

지정한 시간이 지나도록 답이 없었다. 

"어제 말한 그 건, 진행되고 있니?"

"아 그거요, 공개로 올렸는데요?"

아뿔사, 이 아이가 내 지시를 무시하나? 

게다가 틀린 내용 그대로 공개하는 용감무식함까지.

심각한 얼굴로 면담실로 불렀다.

"어제 분명 고치고 피드백 받으랬지? 완벽히 수정된것도 아닌걸 이대로 올리면 안 되는거야."

내 정색에 당황한 소심한 아이는 눈에 눈물이 그렁했다. 

'저기요...과장님 피드백 해서 고쳤는데요.'

순간 '피드백' 뜻을 모르는건가?  설마 싶었다. 

"피드백은 고치는 거자나요. 고치라는거 고쳐서 올렸는데..."

맺힌 눈물이 또르르 흐르는 여직원을 앞에 두고 나는 당혹함을 감출수가 없었다.   


피드백(feedback)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 공군에서 

적군을 효율적으로 소탕하기 위해 사용된 전술용어에서 유래한다. 

적군지에 폭탄을 투하하려면 전투조종사에게 정확한 선로 정보를 주어야 하는데 

이때 교정,조정에 해당하는 단어가 피드백이다.

현재는 일을 마치고 그것에 대한 평가를 해서 앞으로 같은 일을 했을 때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한 뜻으로 사용된다.


나는 피드백을 잘 주는 상사가 되고싶었다. 칭찬이 아닌 피드백.

늘 하는 반복적인 일 말고, 거기에 의견 하나 보태서 좀더 좋은 결과물을 내볼 수 있게 하는. 

그래서 피드백을 던지는 나나, 받는 너나 함께 성장할 수 있게끔. 

왜냐하면 내가 피드백이 없어 발전이 더뎠다고 생각했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조직이 정한 적당한 평균치를 유지하면 되는 분위기에서 피드백은 불필요한 요소였다. 

업무가 숙달되는 것보다 중요한건 수준이 올라가야 하는 것이었다. 


회사에서 참여했더 고객응대 워크샵에서 강사가 했던 말이 아직 기억난다.  

사원들이 그룹지어 고객과 서비스 직원으로 역할극도 해보고

컴플레인 문제도 함께 풀어보는 참여형 워크샵이었다. 

참여형 클래스답게 마지막에도 전부에게 소감을 1분간 말하게 했다. 

그때 그녀가 우리에게 요구했던 것은 '피드백'이었다.

자기는 제자들에게 주변인들에게 항상 이렇게 말한다고한다.

'나를 사랑한다면 칭찬 말고 피드백을 달라'고.

칭찬만 하면 그건 내가 발전할 기회를 뺏는 것이니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고. 


피드백을 해줄 수 있는 누군가 있다는 건 행운이다. 

그저 습관처럼 같은 일을 반복한다고 실력이 느는것은 아니다. 

적절한 코칭을 받아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10년차 경력인지, 1년차를 10년간 반복한 것인지는

내 삶에 피드백을 얼만큼 반영했는가의 차이가 아닐까.

더 원씽에서도 책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인간관계를 확립하라고 조언한다. 

그 관계는 스승과 코치가 책임의식 파트너로서 가장 이상적이라 한다.  


그러나 피드백이라는걸 그저 업무체크정도로 여기는 사람들과는 함께 성장할 만한 꺼리가 없다. 

나는 성장을 담보로 피드백을 주는데 상대가 바뀌지 않으면 나의 수고는 의미가 없다. 

성장에 대한 욕구가 있다면 피드백에 눈이 반짝일 사람이다. 

누군가 나의 부족함을 지적하는 조언을 주면 고맙다.

약점을 알았다는 것으로도 큰 가치다. 극복하고 나아지면 된다. 

큰 용기를 내어 조언을 준 사람에게 보답은 그 피드백을 받아들여 반영하는 것이리라. 

성장하는 것에 큰 기쁨을 느끼는 나는 오늘도 피드백에 목마르다.

또르르 눈물을 흘리던 그 아이는 어찌 되었냐면, 이후로 자주자주 확인을 받았더랬다. 
나의 feed를 덥석물어 back으로 돌려줬으니 다행이다. 



자기다움
국내도서
저자 : 권민
출판 : 모라비안유니타스 2012.11.01
상세보기

귀가 얇다는 것과 피드백을 받아서 행동을 교정하는 것은, 움직이는 모습은 같겠지만 그 중심은 다르다.
칭찬이 아닌 피드백을 원하는 것은 '고치려는 자세'가 되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 권민 '자기다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