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

호박 폭탄 제조법

코치 박현진 2010. 5. 30. 22:38
  1. 3천 원짜리 뉴질랜드 단호박을 산다.
  2. 잘 씻어 반을 갈라 씨를 파내고 먹기 좋게 자른다.
  3. 찜기에 넣고 약 10여 분간 찐다.
  4. 알맞게 식으면 믹서기에 우유와 함께 넣고 곱게 간다.
  5. 냉장고에 두고 일주일간 방치한다.
  6. 상한 호박우유를 따듯한 실내에서 보관한다.
  7. 반나절 후면 폭발한다.


주말저녁 기분좋은 마음으로 평일저녁 간단히 허기를 달랠 식품을 제조해두었다.
그런 주에는 항상 저녁약속들로 채워진다. 그리고 냉장고 문은 열지도 않게된다.
역시나, 영양간식을 만들어놓고 일주일 후 볕 따뜻히 드는 주말 오전.
냉장고의 호박우유는 시큼한 발효식품이 되어있었다.
그래도 아까워 샤워할 때 얼굴에 영양분이라도 공급하겠다는 심정으로
방 테이블에 두었다가 이런 봉변을 당하고 말았다.
물걸래를 들고 만신창이 된 테이블 주변을 닦으며 누런 파편들의 흔적을 찾는데
이런, 상식적으로 파편의 흔적이 지나친거다. 
불안한 감을 느끼며 벽을 지나 내 머리위를 보니...




어흑. 천장에 떡칠이....










호박아...내 망각에 이런식으로 복수 하는거니?